번성하는 블로그 잡기장

아 이거 내 입으로 번성한다고 쓰니 민망하군!

이제 학교생활도 어느 정도(사실 처음 예상했던 것에 비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재미있어져 나는 매일 학교에 놀러나갈 지경
집에 있는 것이 괴로워 학교로 피신한다니 생각도 못 했던 일이로세.

첫 학기 성적도 기대했던 것보다 훌륭하게 나와주었고
해야 할 공부는 뒤로 미루어두고-학기 중에 분명히 후회하겠지만-읽고 싶었던 책들도 찔끔찔끔 꾸준히 읽고 있으니
이런저런 불화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벼락에도 불구하고 나의 요즘 하루하루는 1에서 10까지를 척도로 한다면 9.5 정도 되겠다.

그럼에도 블로그에 끼적대고 싶은 마음이 뭉게뭉게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분명 존재하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나도 모르겠고
일단 끼적이기 시작했는데도 떠오르지는 않고

아 그러고보니, 밑천이 부족하다는 생각, 예컨대 체계적인 글쓰기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라는 생각, 벼랑에 바들바들 매달려 지금의 생존에 희희낙락하고 있다는 생각,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생활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하는 의문, 비행기표를 사면 과연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고 안착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그럼에도 비행기표는 2학기의 활엽수가 될 것이 분명한데 셀프선물 내지 격려품으로 사면 안 될까 하는 철없는 생각, 결국 자본주의의 노예에 불과하다는 자괴감,

이것들이 그것들의 일부겠군.
티끌보다 가벼운 생각의 조각들이 머릿속을 끊임없이 떠돈다.

월 2회 잡기장

먼쓸리 블로깅에서 탈피.
한 달에 블로깅을 두 번이나. 기록적 빈도.
좀 더 시덥잖은 얘기를 쓰니 좀 더 자주 블로그에 뭔가를 끼적거릴 수 있달까.


새로 산 시디를 받았다. 시디 케이스에 행여 흠집이 날까 뜯어보지 못하고 집에 가져와서야 뜯었다.
속지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원래대로 해 놓을 수 있을까 조금 걱정하면서 그러나 주르륵 한 쪽을 잡고 내렸다.
예상대로, 처음과 같이 되돌려 놓을 수가 없었다. 몇 번 시도해 보았는데, 똑같다고 생각되지 않는 여러 개의 상태만을 연출.
아, 이거 똑같이 해 놔야 하는데, 어쩌지, 그럴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해 놓다니! 어쩌지.

최근 일련의 일들과 이것을 근거로, 문득 피곤하게도 살고있군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그러나 내일 학교에 가면 이 앨범 가지고 있는, 원래대로 해 두었을 것 같은 사람에게 원래의 속지 접힘에 대해 문의할 것임....

먼쓸리 블로깅 잡기장

일기장을 가지고는 있는데, 아주아주 가끔 쓴다. 싸이 다이어리에도 블로그에도 쓰기 곤란한 내용이거나 그냥 컴퓨터를 맞대고 쓰기 귀찮거나 쓸 수 없는 상황일 때, 그러니까 1년에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쓰게 되는 것 같다.
매번 일기는 그간의 사정을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시작한다.
만약 지금 일기를 쓴다면, 나는 그 동안 시험을 두 번 보았고, 한 번의 등록금을 허공에 날렸으며..로 시작하는 것이지.

음, 싸이 다이어리에도 블로그에도 글을 자주 쓰는 편은 아니니까 원체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잘 쓰지 않지만 살림은 어지간히도 여러 곳에 차려두었다.
자주 쓰지 않는 글을 여러 곳에 흩어두니 이 글만큼이나 글의 산포도도 번잡하다.

그럼에도 요즘 이글루가 보안 부실로 어수선하자 예전부터 초대장을 얻어 개설만 해두고 글은 눈꼽만큼도 쓰지 않은 티스토리에 새삼 들어가보았다.

그냥 사진도 다 날아간 판에 방학도 했고 가져갈 비밀스런 정보도 없는 이글루인데 문자로만 된 여행기나 마저 쓰는 게 그나마 나을 것 같긴 하다.
여행기 하니까 또 생각난 건데, 사실 나의 여행은 싱가폴의 마지막 날 끝장날 뻔 했다. 마지막 밤 게스트하우스 1층의 컴퓨터로 인터넷을 하다 거기에 지갑을 놓고 왔다. 다음날 체크아웃하러 리셉션에 갔더니, 나영은 리셉션에서 사람을 보고 가라는 내용의 쪽지가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내가 지갑을 잃어버린 줄도 몰랐지. 사람이 나오더니 내 지갑을 주어서 좀 당황했다니까. 그 지갑에는 현금카드는 물론 얼마 되지 않는 싱가폴 달러까지 멀쩡하게 들어있어서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여행으로부터 반 년 가량 지난 지금 여행기도 아닌 이 글에 이 이야기를 남김으로써 지갑 찾아준 분들과 내 운에 생각날 때마다 감사하고 있음을 기록해 둔다.

그런데 이런 중요하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여행을 기록한 수첩은 물론 블로그의 여행기 작성중에도 까먹었다니 내 잘못은 악착같이 지우나보다.

레포트2 잡기장

레포트의 압박은 계속된다.

나는 인터넷상의 명예훼손을 국제인권법적 시각에서 바라본 레포트를 쓰고 싶은데(특히 표현의 자유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네?ㅎㅁㅎ 감이 안 옴.
학부 내내 적당히 리서치 후 짜깁기한 레포트만 생산해 온 벌로 창조적(?)인 레포트를 쓰려면 언제나 이렇게 논리를 세우는 것부터가 고역.
그래도 이렇게 한 번 써보고 나니 저런 주제로는 뭔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 조금 바꾸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저께는 교수님과 레포트 초안을 가지고 면담을 갔는데,
교수님은 확실히 나의 레포트에 별 기대를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초안을 들고 갔는데도 별 말이 없었던 걸 보면.. 아주 확실하다 ㅋㅋ

한숨 놓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뭔가가 쭉쭉 써지는 건 아니고.
제길, 법대의 그 출석:중간:기말의 성적 비중이 2:4:4이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무조건 외워서 쓰는
저질 시스템에 한껏 길들여져 있다ㅋㅋㅋㅋㅋ

게다가 며칠 전 괴상망측한 꿈도 꿨음.
중간고사 결과가 모두 나왔는데(어째서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새삼스럽게) 내가 무려 수석이었다.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 속에 나는 실질과 맞지 않은 이상한 결과에 패닉 상태에 빠져 앞으로의 뒷감당을 두려워하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일어날 리 없다는 점에서 매우 비현실적인,
개꿈이었다.

그렇지만 1등을 하면 장학금이 나온다는 점은 좀 좋은 것 같다.

레포트 잡기장

내일 오전까지 레포트의 개요를 써내야 한다.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블로깅을 한다.
택도 않는 걸 시키면 외려 나가떨어져 버리기 마련.

모든 것이 하나같이 되지 않는 때란 없듯, 모든 것이 하나같이 잘 되는 때도 없다.
하지만 어떤 것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잘 되지 않는 때는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어느 정도 에너지를 투하하고 나서야 사실은 잘 되지 않았음을 혹은 잘 될 수 없었음을 알게 될 때는 충격 비슷한 것을 받게 된다.

내 손에는 여러 개의 무지개떡이 들려있다.
새로운 무지개떡이 하나 갖고 싶다. 보기 좋고 맛도 좋은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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