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ft Punk를 접하다 비서양고전음악

Daft Punk는 나의 평소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아티스트다. 물론 가끔 일렉트로니카 음악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발굴해서 의외로 일렉트로니카가 취향에 맞는다는 생각을 해오긴 했지만.(예를 들면 음반을 살 '뻔'했던 prodigy나 benny benassi)

이 Daft Punk를 내게 소개시켜 준 사람은 바로 내 동생이다. 동생과 나 사이에 음악에 있어 비슷한 점은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 새삼 기쁘다. 동생이 아니었더라면 Daft Punk를 몰랐거나 알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동안 동생과 내가 듣는 장르가 다른 것이 불만이었다. 비슷한 음악을 들으면 음반도 덜 사도 되고 서로 감상을 나눌 수 있을텐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를 별다른 노력 없이, 동생의 mp3를 듣는 것만으로 발견하고 나니 오히려 그 편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러고 보면 누군가를 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그 사람이 노력을 들여 축적해온 경험을 압축해서 전수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랄까.)

아침 등교시간, 혹은 잠자기 전 이들의 앨범 Discovery와 Human After All을 종종 듣는다. 이 두 앨범에서 Something About Us와 Technologic을 뽑아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도 등록해 두었다. 무척 마음에 드는 노래들인데 들을 사람이 거의 나뿐이라 미니홈피에 방문자가 없는 것이 새삼 아쉬울 지경이다.
두 곡을 선정하게 된 이유가 각각 다르다. Something About Us는 말랑말랑한(?) 가사와 특히 단순한 라인이 마음에 든다. 일렉트로니카 장르에 대한 인식을 바꿀 만한 단순함이 매력이다. 특히 드럼과 키보드(그럼 남는 건..;) 사운드가 매력적이어서 내가 두 악기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아쉽다. 드럼이나 키보드 모두 고전음악에서보다 동시대음악에 와서 보다 빛을 보는 악기다. 현대로 올수록 또 이야기가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고전음악에서 타악기의 비중은 신선한 충격 내지 토대다지기 정도임에 반해 드럼은 무엇보다 노래 내내 출현하는 데다 전면적으로 나서 노래를 이끌어가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키보드 역시 고전음악에서의 피아노가 물론 중요한 악기지만 독주나 반주, 협주로만 사용되고 오케스트라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어쩌다가 사용되더라도 특징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정도인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대음악에서는 키보드가 멜로디 라인을 이끌기도 하고, 특히 신시사이저의 등장으로 실로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다(그런 점에서 이 곡의 각 악기와 보컬을 고전음악과 비교하자면 교향곡보다는 실내악에 가까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이 곡은 그 드럼과 키보드(다른 악기와 보컬도 마찬가지)가 각자 뽐내려 들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Back to the Basic?). 이 장르는 물론이고 이 악기들의 소리에도 익숙치 못한 나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 하다. 한편 Technologic은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들으면서 축적해온 이 장르에 대한 인식에 보다 부합하는 곡이다. 이 곡이 특히 마음에 든 것은 가사의 재미 때문인데, 컴퓨터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때 쓰는 단어가 거의 다 나온다. 또 같은 가사에 같은 멜로디가 세 번(?) 반복되는데, 반복될 때마다 소리를 조금씩 덧입혀 나오는 묘미가 쏠쏠하다. 들을 때마다 킥킥 웃음이 나와서 좋아하는 곡.

동생 방에 CD가 꽤 되는데, 시간날 때 한두 장씩 들어보아야겠다. 어서 제대해서 나 모르는 좋은 노래도 많이 알려주고, 같이 노래를 듣고 나서 얘기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도통 집에 있어야 말이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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